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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미국에서 육아를 잘하고 싶은 아빠의 마음

by 골드파파 2023. 2. 8.

우리 부부는 미국에 와서 아이를 가졌고, 아들은 이제 31개월이 되었다. 신생아 때부터 지금까지 많은 일들을 겪었고, 육아에 대한 고민을 하고 있지만 아직도 육아에 대한 정답을 찾아가고 있다. 대부분의 부모들은 아마도 육아에는 정답이 없다고 말을 하겠지만, 나의 아들을 조금이나마 잘 키우고 싶은 마음에 이미 자식 농사를 잘 지으신 선배 부모들에게 기회가 될 때마다 조언을 구하곤 한다. 최근 나의 동료와 data discussion 후 사담을 나누면서 육아에 대한 조언을 구하였고, 집에 돌아와서는 그 조언을 바탕으로 아내와 여러 이야기를 나눴다. 이미 다들 알고 있는 내용일 수 있지만 그 내용에 대해 공유하고자 한다.

 

육아에서 아빠의 역할

육아라 하면 아이를 기른다는 뜻인데, 육아에서 부모의 역할이 무엇인가에 대해 깊이 고민할 시간도 없이, 정확히 말하면 크게 고민을 하지 않았거나, 누나 혹은 먼저 결혼한 친구들로부터 보고 들은 막연한 정보만 가지고 아이를 가졌던 것 같다. 그 당시, 이미 부모가 된 사람들은 아이를 낳기만 하면 어떻게든 키울 수 있다고들 말하였다. 맞는 말이긴 하지만 아이를 낳고 난 후에는 아이를 잘 키우고 싶은 마음에 이런저런 고민을 많이 하는 것 같다. 

 

나의 동료는 한국에서 태어났지만 미국에서 학위를 하였고, 자녀도 미국에서 낳고 키우신 걸로 알고 있다. 여러 가지가 비슷하지만 나의 동료의 아내는 아이가 어릴 때에는 육아에만 전념하신 걸로 알고 있고, 나와 나의 아내는 둘 다 일을 하고 있기 때문에 육아에 있어서는 공동 육아를 하고 있고, 딱히 주 양육자의 개념이 없는 것 같다. 어제 아내에게 내가 육아에 차지하는 비중이 어느 정도 되는 것 같냐고 물어봤을 때 아내는 60~65% 정도라고 말하였다. 반대로, 내가 생각하는 아내의 육아 비중 또한 60~70% 인 것 같다. 그만큼 육아에 있어서 나는 아내에게 의존하고, 아내는 나에게 의존하고 있는 것 아닌가 싶다. 아이를 가지기 전부터 아내와는 육아에 대해 여러 가지 이야기를 나웠고, 큰 틀에서 둘 다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에 맞춰 육아를 하기로 했고, 지금도 그 가치관에 맞게 아들을 키워 가고 있지만 세부적인 것에서 의견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 의견 차이가 있을 때, 슬기롭게 의견을 조율하고 합의점을 찾는 것이 중요한 부분이면서 어려운 부분일 것이다. 동료와의 대화에서 그는 보통 아빠보다 엄마의 육아비중이 높기 때문에 아빠는 한발 빠져서 엄마의 육아를 지켜보고 정말 내가 생각했을 때 이건 아니다 싶은 것이 있으면 그것에 대해서는 아내와 이야기를 나눠서 해결하고, 그 이외에 대해서는 믿고 맡겨두는 것이 가정의 평화를 위해서 좋을 것이라 조언해 주었다. 하지만 자칫 잘못하면 너무 방관하고, 육아에 관심 혹은 책임이 없는 것으로 보일 수 있기 때문에 적절하게 치고 빠지기를 잘하라는 것이 그가 나에게 말하고 싶었던 것 같다.

 

 

 

언어 사용 (한국어 vs 영어)

아내와 나는 둘 다 일을 하고 있기 때문에 아들을 5개월 때부터 daycare에 보내고 있다. infant일 때는 언어사용에 있어서는 크게 걱정이 없었는데 말을 배우고, 하기 시작하면서부터는 이것 또한 고민이 되었다. 모국어가 영어가 아닌 대부분의 동료들은 본인들의 모국어를 자녀에게 알려주고 싶어 했고, 우리 부부 또한 아들이 한국어를 배우길 원하고 있다.

 

미국에 살면서 daycare 혹은 학교를 가게 되면 아이들은 자연스럽게 영어를 배우게 되는 반면 한국어 사용 빈도는 점점 줄고 심지어는 영어가 편해지면 한국어를 전혀 사용하지 않게 되는 경우가 많다고 들었다. 그래서 우리 부부는 영어가 유창하지 않은 이유도 있지만, 오직 집에서만 아들이 한국어에 노출되기 때문에 한국어를 알려주려고 노력하고 있다. 문제는 아이가 말길을 알아듣고, 말을 하기 시작하면서 이 신념이 흔들리고 있다. Daycare에 가면 다들 영어로 말하기 때문에 아들이 선생님의 말길을 못 알아듣고 주변 아이들 눈치를 보며 눈치껏 행동하는 모습을 여러 번 보았다. 부모가 된 입장에서 처음 이런 모습을 보았을 때 마음이 결코 편치 않았다. 조금만 기다려 주면 자연스럽게 다 알게 될 텐데 그 순간을 참지 못하고 아이의 주눅 든 모습, 눈치를 살피는 모습에 집에서도 영어를 알려줘야 하나...라는 고민을 나뿐만 아니라 아내도 하였다. 괜히 어설픈 영어를 알려줘서 아이가 더 혼란스럽진 않을까 고민도 하고, 그럼에도 아이의 주눅 든 모습 혹은 눈치를 살피는 모습이 짠해서 단어 몇 개, 간단한 문장은 알려줘야 하지 않을까 여러 고민을 하였다. 몇 개월이 지난 지금 돌이켜 보면 크게 마음 졸일 필요가 없었던 것 같다. 그 당시, 아들의 주눅 든 모습이나 눈치를 살피는 모습에 마음은 아팠지만 지나고 나면 결국 아이는 영어와 한국어를 모두 흡수하여 사용을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아이가 apple이라고 했을 때 아내와 내가 못 알아들으면 다시 사과라고 말을 해주고, 아들이 하늘이라고 말했을 때 우리가 잘 못 알아들으면 아들은 sky이라고 말을 해 주었다.

 

나의 동료도 아이들은 영어는 자연스럽게 배우기 때문에 한국어를 많이 알려주라고 했다. 나의 동료의 자녀들은 한국어를 거의 사용을 하지 않는다고 했다. 영어가 한국어 보다 더 편하기 때문에 점점 더 한국어를 사용하지 않으려고 한다는 것이었다. 한국어를 알려주기 위해 미국에서 한국어를 알려주는 학교를 보내기도 했었다고 했다. 그럼에도 지금은 한국어를 알아듣는 것은 어느 정도 하지만 말하는 것은 거의 하지 않은 것인지 못한다고 했다. 문제는 부모의 모국어와 아이의 언어가 다를 경우 깊이 있는 대화를 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는 말을 어디선가 본 적이 있다. 부모가 결국에는 아이의 영어 실력을 따라가지 못하기 때문에 아이가 한국어를 배우지 않게 되면 감정교환에 벽이 생길 수밖에 없다는 것이었다. 지금은 daycare에서 스페인어까지 알려주고 있는 상황이어서 걱정이 되긴 하지만 부디 아들이 한국어를 잊지 않고 계속 사용할 수 있는 상황을 만들어주기 위해 고민하고 또 고민해야 할 것 같다.

 

교육

한국의 부모들이 아이들에 대한 교육열이 높다는 것은 잘 알고 있었다. 동료의 말에 의하면 미국의 부모들도 한국의 부모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이었다. 아직 아들이 어리기도 하고, 언제까지 미국에 있을지 모르기 때문에 미국의 교육 시스템에 대해서는 크게 생각하지 않았었다. 막연하게 미국의 교육 시스템이 한국의 교육시스템보다는 자율적이고, 경쟁도 치열하지 않을 것이라고만 생각했었다. 하지만 나의 동료는 미국이 오히려 한국 못지않게 치열하다는 것이었다. 아직 미국 교육 시스템을 이해를 하고 있지 못하지만 동료의 말에 의하면 초등학교 3~4학년 정도부터 우등, 보통, 열등으로 등급을 나누고, 이렇게 나눠진 반의 아이들은 서로 섞이지 않는다고 하였다. 이러한 등급도 카운티 마다 달라서 이것을 더 세분하게 6등급으로도 나누기도 한다는데 내가 살고 있는 카운티가 6등급으로 나눠서 운영하고 있다고 하셨다. 동료도 처음 정착할 때 등급이 세분하게 나눠져 있으면 경쟁이 치열하여 아이가 스트레스를 받을까 봐 3등급으로 나눠진 카운티에 정착을 하였다고 하였다. 특히 학군이 좋고 경쟁이 치열한 곳은 중국 혹은 인도계 학생들이 많아서, 단순 학교 수업뿐 아니라 방과 후 활동도 경쟁이 치열하고 아이가 받을 스트레스가 많을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조언이었다. 난 아직 아이가 어려서 시간적 여유가 있다고 생각했는데 그는 아이가 더 크기 전에 미리 학군이 좋은 곳으로 이사를 가 두어야지 미리 친구도 사귀고 아이가 적응하기 좋을 것이라고 했다. 보통 daycare에서 친해진 친구들이 그대로 학교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고, 부모들과의 교류도 미리 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우리 부부는 아직 이러한 부분까지는 생각하지 않고 있었는데 미리미리 생각하고 정보를 구해야겠구나 생각하였다.

 

사실 우리 부부는 건강한 신체, 건강한 정신으로 지극히 평범하게 아이가 자라주길 바랐고, 현재도 이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하지만 주변에서 이러한 조언을 들을 때마다 부모로서 무언가를 해 주어야 하나 라는 고민도 하게 된다. 극성 엄마 아빠가 되고 싶은 생각은 없지만 최소한 아이가 생활하고 적응하는 것에는 불편함이 없게 해주고 싶은 것이 부모의 마음이 아니겠는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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